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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환자 생각, 한사람 위한 병원 추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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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환자 생각, 한사람 위한 병원 추구하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5.08.18 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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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

귀 특화병원 ‘소리이비인후과’가 최근 전문병원 최초로 인공달팽이관(와우)이식수술 500례를 돌파했다.

 

인공와우는 손상된 내이의 기능을 대신하는 기기로, 와우이식술은 단순히 소리를 크게 하는 보청기와는 달리 손상된 달팽이관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는 전극을 귀에 삽입해 고도난청 환자에게 소리를 듣게 하는 수술이다.

소리이비인후과는 대학병원이 아닌 전문특화병원에서도 와우이식술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열었으며, 언어재활치료 및 사후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병원 최초 인공와우이식수술 500례를 돌파한 소감을 묻기 위한 인터뷰에서도 박홍준 원장은 “하다 보니 500례를 돌파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대표원장이 미남이라 달성한 게 아니겠느냐”며 농을 던졌다.

◆인공와우이식수술, 대학병원 전유물 아냐

박홍준 원장은 “500례를 목표로 뛰어온 게 아니라 하다보니까 500례가 되어서 성취감보다는 환자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공와우 수술이라는 것이 고도의 엄청나게 어려운 수술이라기 보다는 진단과 수술과 더 중요한 재활이 이루어져서 되어야하는 것”이라며 “500례를 이뤘다는 것은 나름대로 평가를 하자면 듣지 못하는 환자들을 진단하고, 수술하고 환자 가족들이 함께하는 재활이 한꺼번에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소리이비인후과에서 인공와우수술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인공와우수술은 대학병원에서 연구목적으로 시행한다는 분위기가 강해 일반적인 수술이라고 보기 힘든 시기였고 대학병원에서만 하던 인공와우수술을 개원가에서 해보겠다고 한 것이 많은 역학 변동을 이뤄냈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진단? 치료? 인공와우수술에서 중요한 건 재활

소리이비인후과에서 실시한 인공와우수술은 그전까지 대학병원에서 진행한 수술과는 다른 방향에서 접근했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인공와우수술은 무엇보다 재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재활이라는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다”며 “수술 이후의 재활, 언어치료 등 수익은 되지 않지만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이렇게 노력한 부분이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원하는 부분과 맞아떨어져 많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병원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이 바로 연구부문”이라며 “청각장애를 유발하는 우리나라 유전자를 우리가 발견하고 논문을 발표했는데 원인도 모르고 못 듣는다는 소리만 듣다가 청각장애의 이유를 듣게 되니까 환자, 환자 가족과의 연계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는 자연발생하는 어린이 환자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고령화사회가 되는 추세에 청력에 문제가 생기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노인성난청이나 중이염을 오래 앓아서 난청이 되는 경우가 많아져 과거에 비해 연령대가 달라지고 있는 등 패러다임이 점점 바뀌어 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아기가 태어나면 청각장애가 있는지 청력검사를 실시하는 게 의무인데 여기서 하나 더 하자고 요구하는 건 유전성 난청이 있는지 유전자 검사를 하자는 것”이라며 “이처럼 진단, 학문, 연구, 재활 등 모든 부분에서 앞서서 제시하고 요구했던 병원이 바로 우리 병원”이라고 전했다.

◆국내 최초 수술 성공…기기회사와 Win-Win

소리이비인후과는 지난 2013년 12월 국내 최초 피하이식형 골전도 보청기 이식술 수술에 성공했고, 2014년 8월에는 활성 골전도 임플란트 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골전도보청기는 외이와 중이를 거치지 않고 귀 뒤쪽 뼈에 장착된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달팽이관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피하이식형 골전도보청기는 두개골을 통해 소리를 직접 달팽이관으로 전달해주는 골전도 임플란트 보청기 중 하나로, 일측성 난청환자나 일반보청기에 실패한 양측 난청환자, 특히 소이증이나 외이도 폐쇄증과 같이 선천적으로 귓바퀴가 없는 경우에도 이식형 골전도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성과들에 대해 박홍준 원장은 “우리 병원은 대형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하나를 시도하려고 할 때 거쳐야하는 번거로운 절차없이 그냥 하면 된다”며 “이들 수술들은 외국에선 이미 나와서 사용하고 있던 수술들인데 우리나라에선 물건이 들어오긴 했지만 수술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료기기들이 들어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험이 되는지 여부를 따지는데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못하면 환자에게 적용하기 어렵고 비싸기 때문에 딜레이가 된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의료기기 회사에게 적법하게 우리나라에서 쓸 수 있으면 알려달라고 한다”며 “이건 모두에게 윈윈인데 환자는 환자대로 저렴하게, 회사는 허가받은 기계를 빨리 쓸 수 있고 병원은 새로 나온 기계로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사례도 남길 수 있어 우리 병원이 빨리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내 인생을 바꾼 환자

박홍준 원장에게 지금까지 500례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박 원장은 500례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보단 의사로서 자신의 인생을 바꾼 환자에 대해 설명했다.

박 원장은 “대학에 있을 때 한 아이가 부모를 모시고 청력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부모가 모두 청력장애가 있었지만 딸은 장애가 없었다”며 “당시에는 유전성 난청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의사들이 모르고 있을 때였는데 이 케이스를 보니 정말 이상했고 그래서 궁금해졌다”고 밝혔다.

수소문한 끝에 그 가족을 다시 찾아갔는데 부모와 세 사는 집이었고 부모와 위의 두 딸은 모두 난청이 있는데 막내만 난청이 없었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 분들을 대상으로 난청 청각장애, 유전성 난청에 대한 연구를 해야겠다고 해서 동의를 얻고 채혈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유전성 난청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때부터 유전성 난청을 시작해 이에 대한 많은 연구와 함께 논문을 쓰게 됐고 카운슬링을 하게 됐는데 내 인생을 바꾼 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박홍준 원장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 중에 있다. 난청 유전자를 발견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것이 자녀에게 유전이 될까봐 우려하는 청각장애 부부들을 대상으로 청각장애가 없는 건강한 아이를 낳게 하겠다는 것.

그는 “자신은 난청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아이는 그런 장애가 없도록 하는 진료하는 셋업을 하려고 한다”며 “현재 산부인과와 협진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홍준 원장은 “100명, 200명, 1000명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의료적인 기반으로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만인을 위한 병원과 함께 한 사람만을 위한 스페셜한 병원도 추구한다”며 “눈 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미련해보일 수 있지만 우직하게 환자를 진료해나가면 그것이 나중에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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