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사태가 점차 진정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간호, 간병 인력구조 개편에 관한 토론회가 마련됐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과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효과적인 병원 감염 예방관리를 위한 간호-간병 인력구조 개편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로 나선 건강과 대안 이상윤 연구위원(사진)은 우선 보호자가 간병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됐던 내용이지만 병원 내 감염 문제에 있어 보호자가 환자를 간병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이상윤 연구위원은 “병원 간병에 있어 한국은 시대에 뒤처져있었고, 메르스로 인해 완전히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현 상황의 문제점으로 병원의 영리추구와 간호사의 높은 노동 강도, 병원의 조직문화를 꼽았다.
영리추구 문제의 경우 병원이 병상의 점유율과 회전율에 혈안이 돼있고, 이에 따라 많이 입원시키고 빨리 퇴원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제대로 된 감염관리가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 대비 간호인력이 부족해 간호사의 업무량이 많아지고, 그 결과 간호사가 감염관리에 신경 쓰기 어렵게 된다.
조직 문화는 다소 추상적인 부분으로, 병원 의료인들이 감염관리를 귀찮은 전시행사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윤 연구위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간호인력 확충 ▲간호보조인력 자격 확대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별도의 모델 확립 등을 제시했다.
현재 간호사 인력 수준에 비해 획기적으로 간호사 인력을 확충하자는 것으로, 간호사만으로 간호인력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조인력과 함께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100% 간호사가 환자 간호, 간병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은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인력수급에도 문제가 있어 단시간 내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을 함께 투입하되, 간호사 비율을 높게 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간호보조인력 구성에 있어서는 현재 간호조무사만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요양보호사까지 확대하자는 의견이다.
이상윤 연구위원은 “보조인력은 자격조건보다 병원이 얼마나 잘 훈련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대형병원의 간호조무사가 점차 없어지는 편이고 대부분 동네 의원급에 투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괄간호서비스에 간호조무사만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요양보호사가 복지 인력이기는 하지만 일상보조 등의 측면에서는 교육을 받았고, 병원에서 재교육시킨다면 문제 없지 않을까”라며 “자격요건을 열어놔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포괄간호서비스 모델에 대해 “상급 종합병원 모델은 별도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현재 정부 시행 모델은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한 모델로 대학병원 모델과 전혀 다르다”고 전했다.
대형병원의 경우 중증환자가 많고 환자의 턴오버가 빠른 만큼 그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으로, 기존에 진행했던 시범사업도 상급 종합병원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새로운 모델이 필요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