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10명 중 8명은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의 15%가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병원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고혈압학회(이사장 배종화)는 23일 오전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혈압주간(11월29일~12월5일)을 맞아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40~69세의 고혈압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혈압 진단을 받은 경로는 ▲‘다른 질환과 증상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70% ▲‘우연히 혈압 체크를 하다가’ 8%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22% 등으로 전체 환자의 78%가 자신이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혈압의 경우 평소 꾸준한 약물복용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환자의 인식이 낮고, 상당수의 환자는 약화사고의 위험에까지 노출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15%가 평균 2회 정도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고, 이 가운데 13%는 4~5회 이상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전체 환자의 21%는 한달 평균 4~5일 정도 고혈압 약 복용을 잊고 지나친 경험이 있고, 이들 중 4%는 '그 동안 먹지 않았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한다'고 답해 치명적인 약화사고를 초래할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학회는 "이번 조사대상 가운데 40대에서 5~10년의 장기 치료를 받고 있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노인뿐 아니라 40세 이전부터 평소 고혈압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분석했다.

배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혈압은 뇌출혈, 협심증, 심근경색증, 신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면서 “40세 이상 성인들의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 이후 겨울철에 평균 10~25%까지 증가한다”면서 “겨울철 혈압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혈압학회는 오는 12월3일 부산 범일동 KT 정보문화센터에서 '고혈압 주간 기념식 및 건강강좌'를 개최한데 이어 5일에는 자갈치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무료 혈압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