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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표적치료시대, 유전자 검사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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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표적치료시대, 유전자 검사 필요성↑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5.05.07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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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올라파립, BRCA 변이 환자 PFS 3배 확대

“암으로 진행된 후에 보인자를 확인하는 것은 암 예방의 실패다.”

표적 항암제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던 난소암에도 표적 치료의 시대가 다가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구형 ADP 리보스 폴리머레이스(poly ADP-ribose polymarase, PARP) 저해제 올라파립을 선두로 표적항암제들이 난소암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표적치료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의약뉴스는 삼성서울병원 김병기 교수(산부인과)와 김종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로부터 난소암 표적치료의 가능성과 이를 위한 유전자 검사의 의미를 들어봤다.

◇난소암, 20년 사이 4배 증가...BRCA 변이 보유 시 발병률 높아
난소암은 자궁경부암이나 자궁내막암 등 다른 부인암에 비해 발생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성들이 지나친 다이어트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인해 지난 20년간 4배 이상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연간 2000례를 넘어서며 자궁내막암의 발병률을 상회하고 있다.

▲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
특히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여성의 경우 난소암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는데, 일반인들의 난소암 발병률이 2% 정도인데 반해 BRCA1 변이를 가진 경우 44%, BRCA2 변이를 가진 경우에는 18%까지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난소암 환자의 10%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병하며, 이 가운데 90%가 BRCA 변이로 인해 발병한다.

더욱이 BRCA 변이를 가진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난소암은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빈번한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이는 빈번하지만, 전체 생존률은 BRCA 변이 환자들이 더 높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병기 교수는 “원인은 분명하지 않지만, BRCA 변이가 있는 경우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도 항암제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서 전이가 되더라도 빨리 소멸되는 특징이 있다”면서 “BRCA변이가 없는 난소암 환자에 비해 BRCA1 변이가 있는 환자의 5년 생존률이 10%p 정도 더 높고, BRCA2 변이가 있는 환자는 20%p정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올라파립, BRCA 변이 환자 PFS 개선...표적치료 가능성 제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소암은 여전히 조기발견이 쉽지 않아 다른 부인암들에 비해 생존률이 상당히 낮고, 재발률 또한 높다.

일반적으로 난소암 치료는 수술 후 탁산계열(파클리타셀 또는 도세탁셀) 항암제와 백금 항암제(카보플란틴)의 병용요법으로 치료하지만, 1차 치료(탁산+백금 항암제) 후 재발하는 환자가 75%에를 정도로 난소암의 예후는 좋지 않다.

더욱이 다른 암종에서는 다양한 표적항암제들이 소개되며 희망을 주고 있지만, 난소암은 환자수가 적고 재발이 흔하다는 이유로 임상 순위에서 밀려 그 기회조차 쉽게 허락되지 못했다.

최근에야 다른 암종에서 활용되던 표적항암제들이 난소암에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그간 다른 암종에서 전체 생존률 개선에 기여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다시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BRCA 변이를 가진 환자에서 PARP 저해제들의 효과가 입증되며 난소암에도 표적치료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선두주자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올라파립이다.

김병기 교수는 “올라파립은 장액성 난소암에서 무진행 생존기간을 연장했다”며 “특히 BRCA 변이를 가진 환자에서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올라파립은 백금 민감성 재발형 고도 장액성 난소암 환자 2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임상에서 위약군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시켰다.

이 연구에서 올라파립을 투여한 환자들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8.4개월로 4.8개월에 그친 위약군보다 우월했으며, 특히 BRCA변이를 가진 환자에서 올라파립을 투여한 환자들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1.2개월로 4.3개월의 위약군을 압도했다.

이와 관련 김병기 교수는 “최근 올라파립과 같은 PARP 억제제가 BRCA 변이를 가진 재발성 난소암에 효과를 입증하고 있는데, 특히 BRCA2 변이 환자의 생존률이 더 높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내부 속성이 다른 환자들에게 같은 치료를 해서는 효율적이지 않다”며 “각각의 유전자 변이에 따라 다른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 의학의 고리”라고 강조했다.

◇BRCA 검사 보편화 시급...차세대 분석기 도입 필요
이처럼 BRCA 변이를 가진 난소암 환자에서 표적치료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BRCA 변이 검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사이 안젤리나 졸리라는 유명 배우가 BRCA 변이가 있다는 이유로 유방고 난소를 모두 제거하면서 BRCA 검사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BRCA 검사는 채혈을 통해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반면, 검사비용이 120만원 정도로 건강한 일반인들이 시도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종원 교수.
현재 가족력이 있으면서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진단 받은 경우, 또는 가족력이 없더라도 상피성 난소암을 진단받은 경우, 또는 40세 이전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 등에 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암이 확진된 경우에만 급여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종원 교수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 뉴욕대학의 메리 클레어 킹 교수는 ‘암으로 진행된 후에 보인자를 확인하는 것은 암 예방의 실패’라며 예방적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난소암에서 BRCA검사의 보편화가 시급하다”면서 “차세대 유전자 염기서열분서기가 도입되면 검사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BRCA 검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RCA 변이가 있다는 것을 낙인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는 “모든 유전자 검사를 다 하면 누구나 다 수십 가지의 병원성 변이를 가지고 있다”면서 “BRCA는 더 이상 숨겨야 할 비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검사를 통해 BRCA 변이가 확인되면 지속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안젤리나 졸리처럼 유방절제나 난소 절제 등을 통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

김종원 교수는 “유방절제술이라 해서 끔찍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유방 성형처럼 유방재건술로 부담을 덜 수 있다”면서 “유방절제술을 통해 유방암 발병률을 90%이상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병기 교수는 “BRCA변이가 있는 경우 추적관찰과 피임약 처방 등을 통해 난소암을 예방하고, 임신의 가능성이 필요 없다면 난소와 함께 나팔관을 절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며 “난소를 절제할 경우 유방암의 위험도 절반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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