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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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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4.09.22  1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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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던가. 사랑은 감정이라고. 느낌이고 현상이니 변할 수 있다는 것.

항상 곁에 있어도 한 눈을 파는 것이 사랑인데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잊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같은 말은 질문도 아니어서 문장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앞으로 농담이라도 이런 말은 쓰지 말아야한다. 당연한 것을 묻는 것은 언어의 낭비가 아닌가.)

남과 북에서 걸출한 감독으로 러브콜을 받았던 분단이 낳은 풍운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떠난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찾아온 사랑에 대한 애잔함이 돋보인다.

떠난 사랑은 내가 싫어서 간 것이 아니고 사별이니 새로운 사랑에 빠져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영화가 만들어진 1961년 만해도 가부장적 사회분위기가 대단했고 수절이 대세였다.

과부가 재가를 하는 것은 집안의 망신거리이며 체면이 깎이는 행동인 것이다. 수절이냐, 재가냐 를 놓고 영화는 시작되고 끝난다. 옥희(전영선)는 아빠 없이 엄마( 최은희)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태어나기 한 달 전에 세상을 떴다. 여섯 살 옥희는 아빠가 그립다. 마침 사랑방에 손님( 김진규)이 들어온다. 외삼촌(신영균)의 소개로 온 손님은 죽은 아빠의 친구로 미술선생님이다.

당연히 총각이다. 엄마는 처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탄력이 있고 미모도 상당하다. 신감독의 부인이며 당대 최고의 미녀 배우였던 최은희의 외모를 여기서 더 설명한 들 무엇하랴.

관객들은 둘의 관계가 심상치 않게 전개될 것을 기대한다. 기대는 대개 실망으로 끝나지만 영화에서는 곧잘 들어맞기도 한다.

할머니 댁에는 맛깔스런 연기가 일품이 도금봉이 식모로 들어와 있다. 식모의 역할이 푼수이면서 많이 먹고 늘어지게 잠을 자는 설정인데 도금봉도 예외는 아니다.

홀아비 계란장수(김희갑)는 그런 금봉에게 흑심이 있다. 어느 날 체한 식모의 등과 가슴을 쓸어주다 배가 딱 맞았다.

배가 맞았으니 애가 들어섰고 동네 소문은 손님을 의심한다. 할머니는 이 기회에 손님을 내보려고 하는데 뱃속의 아기가 계란 장수라는 것이 밝혀지고 조마조마했던 엄마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이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옥희는 자신과 놀아주는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한다. 그래서 엄마에게 꽃을 주면서 아저씨가 보낸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엄마는 상처 이후 굳게 닫았던 피아노를 열고 아빠의 사진 자리는 꽃병이 차지한다. 격한 피아노 음에 꽃은 흔들리고 엄마의 마음도 흔들린다.

청소를 핑계로 아저씨 방에 들어갔던 엄마는 벗어놓은 옷에 코를 대고 냄새도 맡아보고 모자를 쓰고 사별 후 처음으로 홍조띤 웃음을 짓는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삶은 달걀이 매일 찬으로 올라오고 손님은 마침내 사랑한다고 편지를 쓴다. 엄마는 마른 나무에 불을 지피지 말아달라며 답장을 보낸다. 소위 말하는 ‘밀당’이다. 하지만 야속한 것은 사랑이 아니더냐.

두 사람은 식모와 계란장수를 부러워 할 수밖에.

언덕에 올라 떠나는 기차를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은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하고 물을 만 하다.

지금은 허물어져 당시의 흔적을 알기 어려운 수원 팔달문 부근의 풍광이 마치 그림과 같다.

‘나’인 옥희를 매개로 벌어지는 두 남녀의 결정적 사랑 장면은 하필 우물가 인것이 원망스럽다. 물레방아간이 아닌 것이 아쉽다면 아쉬울 뿐이다.

담벼락에 백묵으로 출연진을 소개하는 첫 장면이나 길가에서 은희가 점을 보는 장면, 일본학생 복장을 한 학생 셋이 지나가다 딱 멈추어 서서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 등 시대상을 볼 수 있는 화면들이 새롭다.

국가: 한국
감독: 신상옥
출연: 김진규, 최은희, 도금봉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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