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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검사 아무나 하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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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검사 아무나 하는 건 아닙니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4.05.27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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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안과의사회 김대근 회장

“운전 잘한다고 면허 없이 운전하면 안 되지 않은가?”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이 지난 4월 17일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의 일부로 규정된 안경사 관련 규정을 별도로 독립해 규정하기 위한 ‘안경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안경사법은 안경사에게 자각적 굴절검사와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 등의 시력검사를 허용하는 내용과 함께 안경의 조제 및 판매, 콘택트렌즈의 판매 허용도 포함돼 있다.

노 의원이 발의한 안경사법 제정안에 대해 의료계에서 안경사의 무면허의료행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의료계의 반대 의견에 가장 앞장 선 대한안과의사회 김대근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안경사법이 위험한지 여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자각적 굴절검사, 타각적 굴절검사?

먼저 김대근 회장은 자각적 굴절검사와 타각적 굴절검사에 대해 설명했다.

자각적 굴절검사는 본인 눈앞에 렌즈를 대어 어느 게 더 잘 보이는지 여부를 판단해 시력을 판별하는 것이고 타각적 굴절검사는 잘 보인다 안 보인다 물어볼 거 없이 눈의 도수를 재는 것으로 원리로 빛을 쏴서 반사되는 빛으로 이 전체의 굴절률이 얼마나 되느냐 보는 것이다.

타각적 굴절검사는 기술적으로도 매우 쉽지 않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타각적 굴절검사는 암실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여학생의 경우는 간호사들이 옆에 있어야하는 그냥 할 수 없는 검사”라며 “이런 기술은 굉장히 오랫동안 연습을 해야 하고 검사하는 사람이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술적으로 쉬운 게 아닌데다 환경도 이런데 굴절검사비를 보험급여로 7000원정도 받는다”며 “안경점에서는 이걸 한다고 더 받는 게 아닌데 제대로 할 수도 없으면서 이런 어려운 검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자동굴절검사기에 대해 “원래는 이것도 안경사에게 못쓰게 했다”며 “자각적굴절검사만 하면 수많은 렌즈를 일일이 다 대어봐야하기 때문에 자동굴절검사기까지는 허락해줘야지 안경사들도 일을 원활히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싶어서 거기까진 타협을 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때 배웠다고? 그러면 나는 심장수술도 할 수 있어

김대근 회장은 안경사들이 대학시절 타각적 굴절검사에 배웠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운전 잘한다고 면허없이 운전해선 안된다”고 일축했다.

김 회장은 “대학시절에 타각적 굴절검사를 배우든 말든 상관없는데 문제는 운전을 잘한다고 해서 면허없이 운전하면 안되지 않은가”라며 “배우는 대로 다 했으면 난 뇌수술도 심장수술도 다 해야지만 그렇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의료행위인지 아닌지는 국가에서 엄격히 정한 것”이라며 “이는 물러설 수 없는 라인으로 이를 마음대로 허용해주는 순간에 길거리에서 대충 진료 보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회장은 안경사들이 의사들이 타각적 굴절검사기를 사용하는 경향이 줄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자동굴절검사기만으로 시력검사를 다할 수 없기 때문에 타각적 굴절검사기도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가 뭘 쓰든 그쪽에서 왜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콘텍트렌즈에 대해서도 “원래 6세 이하는 안경점에서 안경도 만들어주면 안 된다”며 “그런 걸 6살만 넘어가면 자기들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해놨는데 이는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의사 안압측정기 허용, 부작용사례 생길 것

 

김대근 회장은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한의사의 안압측정기 사용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부작용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회장은 “헌법재판소 판결은 대법원처럼 최종판결이라서 우리가 항소를 하거나 이의를 달거나 할 수 없다”며 “섭섭하게 생각은 하지만 앞으로 부작용사례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옛날 교과서에서는 21까진 정상이다고 했지만 요즘은 15, 16에도 녹내장이 있을 수 있다”며 “혈액순환이 잘되거나 신경자체가 영향사태가 좋거나 그러면 안압이 높아도 시신경이 버티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녹내장은 안과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예전처럼 녹내장이 안압만 재면 나오는 게 아니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안과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경우가 많은데 책만 보고 배운 사람들이 녹내장을 판단한다는 건 너무도 위험한 일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안과의사회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발등에 떨어진 안경사법을 막는 것으로 현재 학회도 함께 노력 중”이라며 “이것이 해결되고 나면 백내장 수가를 해결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작년과 재작년에 열린 학술대회, 심포지엄에 참여하는 회원 숫자가 늘어나 이젠 어느 정도 믿고 맡기는 것 같아 더욱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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