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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협 서울서부지부 칼럼] 수면부족과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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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협 서울서부지부 칼럼] 수면부족과 비만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3.09.26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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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수면부족이 비만과 직결될 수 있다는 가설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면시간이 적으면 상대적으로 깨어 있는 시간이 많아 칼로리 소모가 증가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것이다. 잠이 부족한 사람은 생존본능에 따라 달고 짠 음식에 강한 욕구를 드러내고, 이는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원장 이대일)를 통해 잠과 음식, 비만이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삼각관계를 들여다보자.

최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신경과학교수 매슈 워커 박사는 잠을 못 자면 뇌의 합리적 판단 기능이 떨어지고 식욕을 관장하는 부분만 활성화돼 고칼로리 인스턴트식품에 큰 반응을 보여 살이 찌기 쉽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잠이 부족하면 사리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뇌의 가장 중요한 부위인 전두엽의 기능이 둔화되는 반면 원시적인 욕구, 감정, 동기 등을 관장하는 편도체의 활동이 크게 활성화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한 남녀 2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실험실에서 하룻밤 충분한 수면(8시간)을 취하게 한 뒤 칼로리가 높거나 낮은 식품에서부터 건강에 좋거나 나쁜 식품에 이르기까지 80가지의 다양한 음식 사진을 보여주면서 먹고 싶은 것을 고르라고 했다. 그중에서 가장 먹고 싶은 것 한 가지를 주겠다고 했다. 이와 동시에 기능성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이들의 뇌 활동을 관찰했다. 일주일 뒤엔 하룻밤 잠을 자지 못하게 한 뒤 똑같은 실험을 하고 그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실험결과, 잠을 못 잔 날에는 초콜릿, 감자칩 같은 칼로리가 높은 식품들을 골랐다. 선택한 식품들은 잠을 충분히 잔 날에 골랐던 것들보다 칼로리 총량이 평균 600kcal 많았다.

워커 박사는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으로 대사활동의 부산물인 아데노신의 증가를 꼽았다. 아데노신이 뇌에서 증가하면 신경기능을 억제하고 수면을 유도하게 된다. 잠을 잘 땐 아데노신이 없어진다. 카페인이 각성을 촉진하는 이유는 아데노신을 찻잔하기 때문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아데노신이 많아지면서 뇌신경들 사이의 교신이 둔화된다고 워커 박사는 설명했다.

잠의 매커니즘을 밝히려는 노력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진행됐다. 수면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체로 호르몬을 조절하고 대사상의 노폐물을 제거하며 재충전하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이해되고 있다.

특히 보통 새벽 3시 정도에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몸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호르몬으로 잠이 들고 깨어나는 것,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 밥을 먹게 하는 것, 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게 하는 등 신체의 여러 장기를 조율하고 행동을 지시하는 호르몬이라 할 수 있다. 이 호르몬은 어두운 곳에 있거나 잠들었을 때만 분비된다. 새벽 늦게까지 깨어 있는 사람들은 호르몬 분비가 어려워져 피부도 푸석푸석해지고 이튿날 전반적인 생체리듬도 망가지게 된다.

우리 몸은 수면을 취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다음 날을 준비한다. 자야 할 시간에 자지 못함으로써 생체회복이 늦어지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스트레스 저항력 또한 감소한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시간을 취하는 일은 건강한 생활을 위한 기본이다. 잠을 푹 자면 몸의 배설작용이 좋아져 몸 안의 노폐물이 자연스럽게 몸 밖으로 배출되고, 수분이 배출되기 때문에 몸이 붓는 증상도 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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