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류의 혈압약을 10년 이상 복용할 경우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됐다.
JAMA Internal Medicine에 개제된 내용에 따르면 칼슘통로차단제(calcium-channel blocker)에 속하는 혈압약을 10년 이상 복용한 여성들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다른 약을 복용하거나 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2.5배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칼슘통로차단제는 혈관을 완화시키고 세포 내 칼슘의 유입을 막음으로써 혈압을 낮추는 기전인 약물로 화이자의 노바스크(Norvasc)가 이에 해당한다.
연구 저자는 이번 연구가 칼슘통로차단제와 유방암과의 관계를 최초로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수석 저자인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의 크리스토퍼 리(Christopher Li)는 왜 이 종류의 혈압약이 유방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계열의 약을 사용하는 것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기는 하지만 아직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며, 고혈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에 해당 환자들의 임상진료를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1960명의 유방암 여성들과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891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환자 중에 칼슘통로차단제가 아닌 다른 계열의 혈압약을 먹는 여성에게는 유방암 위험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가 나이든 여성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는 점, 혈압약을 중단한 여성의 수가 매우 적어 복용을 중단한 후 유방암 위험의 변화를 관찰하지 못하는 점 등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고 한다.
혈압약은 미국 내에서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약 중 하나로 2010년 총 6억 7800만 건의 혈압약이 처방됐는데 칼슘통로차단제는 이 중 약 9800만 건을 차지했다. 미국에서 제네릭 의약품으로도 접할 수 있는 노바스크는 작년 약 13억 5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를 지원한 미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는 미국에서 매년 23만 2천명의 여성이 유방암을 진단받고 3만 9600명 이상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