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3-29 18:51 (금)
84. 용쟁호투(1973)
상태바
84. 용쟁호투(1973)
  • 의약뉴스
  • 승인 2013.07.26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기 참 편한 영화가 있다. 줄거리가 단순하고 등장인물이 쉽게 구분되는 경우다. (이때는 간단한 전화를 받거나 급하게 화장실을 갔다 와도 큰 문제가 없다. 헷갈릴 이유가 없으니 리뷰를 쓰기도 좋다.)

이런 영화가 바로 로버트 클로즈 감독의 '용쟁호투'( 원제: enter the dragon)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완성도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말은 아니다. 단순함 속에 숨어있는 오묘함이 화면속으로 빨려 들게하는 아찔한 기분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이소룡 키즈'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이소룡에 의한, 이소룡을 위한 용쟁호투의 인기는 당시 대단했다. ( 우리나라는 그해 12월 20일 '크리스마스-신정 특집'의 타이틀을 걸고 국제극장과 아세아 극장에서 개봉했으며 당시 이소룡이라는 이름대신 원어인 '브루스 리'라고 홍보했다.)

그가 휘두르는 쌍절곤은 중고등학생들의 인기 품목이 될 정도 였다. 나도 쌍절곤을 휘두르다 등과 팔뚝을 얻어 맞은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이소룡의 인기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특히 그가 내지르는 아흐~흐, 아~호호 하는 단전에서 흘러나오는 괴성은 저절로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 지나는 사람이 없으면 길거리에서 소리치기도 했을 정도였다. (한 번은 너무 소리를 질러 보고 싶어 외진 곳으로 등산을 가 한 30분 동안 아 흐 오호 으흐 아 ~뵤 하는 목쉰 소리와 같은 '괴조음'을 흉내내기도 했다. 철부지라고 비웃어도 할 수 없다.)

앞서 말한대로 이 영화의 스토리는 아주 단순하다.

 
거의 치외법권 지역 처럼 돼 있는 홍콩 인근의 한 섬에 마약과 인신매매를 하면서 왕처럼 사는 '한'( 석견) 이라는 악당을 처치하기 위해 이소룡이 급파된다.

이 섬에서는 3년 마다 무술대회가 열리는데 이를 핑계로 섬에 들어간 이소룡은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미리 와 있던 여 첩보원을 통해 그곳 실상을 대충 파악한다.

그리고 자신의 누이를 죽게한 한의 부하 오하라 (로버트 월)와 대결을 벌여 목뼈를 부러뜨리고 그 무리들을 현란한 발놀림과 전광석화와 같은 주먹으로 아작을 낸다. ( 이 때 이소룡의 눈은 적어도 전후좌우로 8개는 되는 것 같다. 사방 어디서 달려들든 모두 추풍낙엽이다. )

마침내 한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왼손목이 없는 한은 날카로운 무기를 장착하고 이소룡과 한판승부를 벌이는데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으니 누가 이겼다고 말하는 것은 사족이다.

거울을 두고 벌이는 쫒고 쫒기는 장면( 이 장면은 오슨 웰스 감독의 명작 '상하이에서 온 여인'( 원제: the lady from shanghai. 1949)의 오마주로 잘 알려져 있다.)의 스릴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이소룡은 영화가 개봉되기 직전 사망했다. 그의 사망을 두고 마약이나 약물과용 등의 억측이 40년이 지난 지금도 난무하고 있다.

심지어 죽지 않고 어딘가에 살면서 발차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오직 몸뚱이 하나로 영화를 지배했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소룡은 가고 없지만 그가 보여주는 기름 바른 근육 덩어리와 빨래판 복근, 비웃는 듯한 눈웃음, 지르는 괴성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카리스마로 남아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살아나고 있다.

사족: 그는 또 이런 멋진 말도 남겼다. " 누구나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다. 만약 그가 자신을 정복할 만한 힘만 가졌다면."

국가: 미국/ 홍콩

감독: 로버트 클로즈

출연: 이소룡, 존 색슨, 짐켈리

평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