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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달콤한 인생(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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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달콤한 인생(1960)
  • 의약뉴스
  • 승인 2013.04.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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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늦가을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을 만든 이탈리아의 세계적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가 73살의 나이로 사망하자 비열한 거리(1976)의 마틴 스코세지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펠리니는 죽지 않았다. 그는 그의 작품을 통해 살아 있다.” 이 정도 헌사라면 펠리니도 죽음을 그렇게 서운해 하지는 않았을 듯싶다.

영화 ‘달콤한 인생’은 인생의 달콤함과는 거리가 멀다. 아니 그 반대 인지도 모른다. 헬기에 거대한 예수상이 옮겨진다. 시간은 정오경 인 듯 헬기의 그림자가 로마 시내에서 일광욕을 하는 잘빠진 금발 여인들 옆으로 길게 늘어진다.

비행기 안의 남자 마르셀로(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는 전화번호를 달라고 소리친다. 여자들은 노라고 말하지만 손을 흔들며 웃음 띈 얼굴이다. 싫지 않다는 표정이다.

이 남자는 지금으로 치면 신문사 연예부 소속 기자다. 술집에서 만난 선글라스가 잘 어울리는 막달레나(아누크 에메)와 창녀의 집으로 가서 정사를 벌인다. 초반부터 이러니 이 남자의 관심은 여자라는 것쯤은 짐작이 간다.

집에는 그를 사랑하는 약혼녀 엠마 (이보르 퓌르노)가 있지만 관심 밖이다. 엠마는 독극물 자살을 시도한다. 마르셀로는 병원으로 옮긴다. 그러나 그 뿐이다.

 

공항에 기자들이 떼거리로 몰려 있다. 활주로 까지 다가가는 기자들의 성화가 대단하다. 트렙을 내려오는 미국의 여배우 실비아( 아니타 엑베리)는 마릴린 먼로를 연상할 만큼 엄청난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

포토라인도 없다. 공항은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된다. 여기에 마르셀로의 친구 파파라초( 월터 산테스)도 끼어 있다. 아수라장을 빠져 나왔나 싶은데 이동하는 차량을 파파라초 일당은 계속 쫒으면서 연신 카메라 후레쉬를 터트린다.

클럽에서 마르셀로는 실비아와 부르스를 춘다. 그녀의 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으며 "당신은 천지창조 첫날의 첫 번째 여자" 라고 유혹한다. 여자를 꼬시려면 적어도 이런 표현 하나쯤은 알고 있어야 바람둥이 축에 낀다.

어떻게 해보려는 마르셀로는 마침내 로마의 밤거리에서 둘만의 시간을 갖는다.  실비아는 길 잃은 고양이 새끼에게 먹일 우유를 찾고 마르셀로는 가게로 간다. 그 사이 실비아는 텅 빈 광장의 분수대로 들어가고 마르셀로도 뒤따라 물속에 따라 들어간다. 대단한 정성이다.

이 정도 했으면 조용한 호텔방에서 둘 만의 달콤한 시간을 가질 법도 하건만 감독은 그것 까지는 허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비아의 술취한 애인에게 얻어 터지기도 한다. 달콤 하려다 마는 이런 장면은 이 후로도 계속된다.

정신적 스승이라고 할 만한 철학자 친구 스타이너( 알랭 퀴니)는 사랑스런 남매를 살해하고 그 자신은 권총 자살을 한다. 마르셀로는 혼란에 빠진다. 거의 완벽한 인간이라고 여겼던 친구의 처지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부인에게 마르셀로는 경찰관과 함께 사건의 진실을 이야기 하는데, 여기까지 파파라초 일당들이 쫒아와 야단이다.

유명한 여배우는 아니지만 충격적인 사건의 주인공이니 돈벌이가 될 법하기 때문이다. 제발 이번만은 동정을 보이라는 말은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파파라치는 말은 여기에서 나왔다.)

이 와중에 신을 보았다는 두 아이가 나타나 민심을 현혹한다. 알고 보니 장난이다. 감독은 아이를 통해 신을 조롱하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개봉당시 금지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 마르셀로는 점점 더 타락에 빠진다.

방황을 끝내지 못하는 마르셀로는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와 바에 가서 여급과 술을 먹고 밤을 세우기도 한다.

스트립쇼를 진지하게 관찰하거나 난교라고 할 만한 상황을 진두지휘 하고 거대한 성에서 마녀사냥에 동참하는 등 제멋대로 하루를 살아간다. 신은 사라지거나 죽고 없는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사는 것이 달콤한 것인지 감독은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바닷가에서 마르셀로는 만난 적이 있는 순수한 소녀를 다시 만나는데 그녀를 알아 보지도 그녀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도 못한다. 1960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2005년 김지운 감독은 이병헌 신민아 김영철 등을 내세워 동명의 영화를 만들었다.

국가: 이탈리아/ 프랑스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
출연: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아누크 에메, 아니타 엑베리, 이보르 퓌르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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