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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내일을 향해 쏴라(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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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내일을 향해 쏴라(1969)
  • 의약뉴스
  • 승인 2013.01.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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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들은 더 솔깃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1890년대 미 서부에 전설적인 갱들이 살았다.

치안은 부실하고 악당들의 명성은 자자하다. 조지 로이힐 감독은 ‘내일을 향해 쏴라’(원제: BUTCHCASSIDY AND SUNDANCE KID)에서 신문에도 난 실제 인물인 부시 캐시디( 폴뉴먼)와 선댄스 키드(로버트 래드포드)를 등장시켜 남자들의 우정과 갈등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는 버디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

 

역대 최강의 콤비( 폴뉴먼과 로버트 래드포드는 73년에 나온 극적인 반전이 돋보이는 도박영화 ‘스팅’으로도 단짝을 이룬다. )로 불리는 두 사람은 관객들을 울고 웃기고 배꼽을 빼게 하면서 나쁜놈을 선한놈이라고 판단하게 만드는 기묘한 재주를 부린다.

한 여자 엣타 플레이스 ( 캐서린 로스)를 동시에 사랑하고 동시에 잠자리를 함께 하는데도 여자에 대한 질투는 없다. 그렇다고 색을 싫어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좋아하는 편인데도 이런 관계가 이상하지 않다.

이들의 주특기는 은행털이다. 심심하면 열차도 터는데 턴 열차를 연속으로 털기도 한다. 실패는 없다. 추격대가 쫒아 오지만 저 친구들은 누구야? 하고 시니컬하게 응수하면 그만이다.

 
서부에서 싫증이 나면 말 타고 국경을 넘으면 된다. 참 세상 편하게 산다. 죽었어도 영원히 살아있는 혁명가 체 게바라의 안식처 볼리비아가 강도질하기 적당한 곳으로 꼽힌다.

캐서린 로스는 망설임이 없다.

“나는 스물여섯이고 미혼에 학교 선생님이다. 인생의 즐거움을 이제 막 알기 시작했다.”
그래서 못 간다고? 오, 노. 다음 말을 들어보자.

“그래 함께 갈 거야. 징징 거리지 않을 거고 너희들 양말도 꿰매 주고 상처 나면 치료해 주고 뭐든 다 한다.( 뭐든 다 한다고? ) 단, 한 가지 너희들 죽는 것은 보고 싶지 않다.”

얼마나 쿨 한 여자인가. (이런 여자 어디 없나)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 나라 말이 안된다. 강도질 언어가 세계 공통어가 아닌 이상 인질극에 필수적인 움직이지 마, 손들어, 벽에 붙어 정도는 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왜 선생님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간다. 가르친다. 그리고 멋지게 성공한다. 돈이 있으니 써야 한다. 화려한 식사는 기본이다. 인생 뭐 있나. 돈 있으면 먹고 없으면 총질하면 된다.

피가 튀고 살점이 찢기고 방금 전 까지 살아 있던 사람이 죽어도 슬프기 보다는 웃음이 나온다. 경쾌하다. 사람을 죽인 악당이 더 살았으면 그래서 더 많은 악당질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끝이 있다.

죽음의 순간이다. 마지막에도 두 사람은 그들답게 어디로 갈 것인지 티격태격한다. 이들에게 내일은 호주다.  멋지게 탈출해 흰 백사장과 푸른 바다 넘실대는 해변에서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맥주를 홀짝이며 호탕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까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내일을 향해 쌍권총을 쏘는데 영화는 개죽음 직전에 멈춘다. 마무리로 최고의 장면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하다.

시대를 앞서간 영화만큼이나 유명한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가 나올 때 치마 입은 여자를 앞세우고 자전거를 타는 장면은 멋진 자연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비는 안 오고 해는 반짝인다.)

남자도 귀엽고 깜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로버트 래드포드는 선댄스 라는 이름을 걸고 1985년 잠재력 있는 영화인의 발전과 후원을 위해 협회를 만들고 매년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국가: 미국
감독: 조지 로이힐
출연: 폴뉴먼, 로버트 래드포드, 캐서린 로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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