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 시장 1위를 꿈꾸다 특허가 만료로 인해 목전에서 좌절했던 크레스토(성분명 로수바스타틴)가 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에서 위안을 찾고 있다.
앞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11년, 크레스토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적응증 획득을 계기로, 콜레스테롤 조절과 죽상동맥경화증 지연 등 3개 적응증을 보유한 ‘3관왕 스타틴’이라는 점을 앞세워 시장 1위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때마침 스타틴 시장 부동의 1위였던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 화이자)가 2012년 대규모 일괄약가인하의 대상이 되면서 약가가 크게 인하돼 연간 처방액 기준 300억 이상 벌어졌던 격차를 근소한 차이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역전에 대한 기대감에 무르익을 무렵, 리피토의 반등이 시작됐고 상대적으로 크레스토는 특허만료로 인한 제네릭 출시로 약가가 대폭 인하돼 1위 등극의 호기를 놓쳤다.
오히려 리피토는 크레스토의 특허만료와 그에 따른 대규모 제네릭 출시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회복하며 회춘(回春), 처방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개방된 에제티미브+스타틴 복합제 시장에서는 로수바스타틴의 기세가 아토르바스타틴을 앞서고 있어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
에제티미브의 특허만료에 앞서 오리지널사인 MSD는 로수바스타틴에 주목한 국내사들과 달리, 아토르바스타틴에 집중했다.
이미 심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조합의 바이토린이 300억대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틴 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심바스티틴의 빈약한 입지를 감안, 아토르바스타틴이라는 또 다른 조합의 아토젯을 준비한 것.
국내사가 보유하지 못한 탄탄한 임상데이터까지 확보한 데다, 아토르바스타틴이 단일제 시장에서는 가장 오래,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특허만료에 따른 바이토린의 부진을 아토젯이 충분히 만회하리란 기대였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원외처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아토젯은 지난 상반기 76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74억원의 추가 처방액을 창출하며 같은 기간 제네릭 출시에 따른 약가인하로 처방액이 크게 줄어든 바이토린의 부진을 만회했다.
이 기간 바이토린의 처방액은 356억원에서 290억원으로 66억원이 줄어들었는데, 아토젯의 신규 처방실적은 이를 만회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로수바스타틴을 등에 업은 국내사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이미 한미약품의 로수젯(성분명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는 지난 상반기 8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 아토젯을 뛰어넘었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의 로수마비브고 10억원에 가까운 처방실적을 올렸고, 경동제약의 듀오로반(이상 성분명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도 5억 이상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비록, 고지혈증 치료제 중 단일제 시장에서는 보다 역사가 긴 아토르바스타틴에 밀리긴 했지만, 복합제 시장에서는 ‘주력’으로 떠오르며 단일제 시장에서 오리지널이 못다 이룬 꿈을 국내사들이 대신해 주는 분위기다.
한편, 고지혈증 복합제 시장과 달리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시장에서는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인 한미약품의 로벨리토(성분명 이베살탄/아토르바스타틴)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인 대웅제약의 올로스타(성분명 올메살탄/로수바스타틴)을 크게 앞서고 있어 고지혈증 복합제의 실적은 ‘스타틴제제의 종류’가 아니라 ‘영업력’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