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처럼 보인다고 다 가시 아니다.끝이 뾰족하지만 쉽게 구부러진다.찔려도 하나도 아프지 않다.느티나무의 여린 순이다.녀석이 자라 그늘이 되는여름의 태양을 기다려 보자.
조팝 가고 이팝이 온다.조밥이든 이밥이든 상관없다.배불리 먹게 풍년만 들어라.고봉밥에 흰 꽃이 핀다.보릿고개는 지났다.어허 둥실, 이밥이 좋을씨고.
단풍나무는 역시 단풍이다.나오는 떡잎부터 다르다.날 때부터 그렇다.굳이 가을을 기다릴 필요없다.봄부터 시작이다.
새싹이 먼저 왔다.마른 잎 지기 전에 서두른 결과다.한 가지에서 둘의 공존은 어색하다.초록만 눈에 들어온다.세상 이치가 그렇다.
냉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진한 향내를 풍기는 뿌리도 먹는다.그곳에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다.무침이나 전도 좋다.국에 넣을 때는 봄도 함께 들어간다.냉이를 먹어야 진정한 봄이다.
가지가 힘없이 휘어졌다.하늘 돌던 황조롱이 짓이다.겨우 저기에 앉았다.수직 낙하 기다렸더니,바들바들 떨어질까 애처롭다.어련하랴, 매의 눈이다시 창공으로 솟는다.이번에는 다르리라.
땅이 녹고 있다.언 대지가 봄을 맞고 있다.발자국이 찍힌다.물이 흘러 내린다.동토는 흙토가 된다.대지는 변한다.변화에 따라 가자.
요행을 바라서가 아니다.행운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소원성취는 더더욱 아니다.그냥 던져 보고 싶어서다.작은 것이 큰 것이 된다.좋은 곳에 쓰이렴, 하고 하나 더 던져본다.
언덕보다 높은 곳이다.산에 오르면 대개가 아래다.어렵게 올라올수록 평야는 멀다.하늘은 더 가깝다.그래도 저기가 여기보다 위다.